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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본인인증
일 자
2017.01.02 11:04:34
조회수
376
글쓴이
전직과
제목 : 인적네트워크를 통한 사회정착[전역장병 취업성공기]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길에 나선다. 오랜 군 생활 동안 아침 일찍 출근하는 버릇이 생겨 오히려 발걸음이 가볍다. 복잡한 전철 속에서도 삶의 현장을 느낄 수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3년전 사회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두려움을 안고 있을 때와는 너무나 다른 나의 모습이다. 

   나는 서울 서부지역에 있는 한 빌딩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면서 보람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나간 일이지만 군 생활 30년을 마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는 그야말로 참담한 심정 그 자체였다. 제대군인이라면 한 두 개쯤은 가지고 있을 법한 자격증도 없고, 그렇다고 뚜렷하게 내세울 만한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다급한 마음에 전역이 임박해서야 인성교육지도사 과정을 수료하였으나 일을 시작해보지 못하고 접어야 했다. 국방 EA사업에 자문요원으로 1년여간 참여하였지만 이 또한 차기사업과 연계되지 않아 더는 근무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가족들에게 나의 존재감을 일깨워 주기 위해서라도 취업을 포기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우선 욕심을 버리고 작은 일부터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학원에 등록하여 빌딩경영관리사 자격증과 위험물안전관리자, 방화관리자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그리고 틈틈이 동기생이 빌딩관리소장으로 근무하는 곳에 가서 실전경험을 하기도 했다. 취업을 하게 된 것은 빌딩관리소장으로 근무하는 동기생의 도움 때문이었다. 어느 날 동기생으로부터 ‘이력서를 들고 오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력서를 들고 찾아갔을 때는 이미 그 동기생의 적극추천으로 채용이 결정된 상태였다. 동기생이 자기 일처럼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주어 취업이 확정되었을 때 나는 그 친구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마웠다. 나는 지금도 그때를 잊을 수 없다. 그때서야 비로소 인적네트워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내가 관리하는 건물은 2004년에 건축되어 400여 세대와 상가가 입주해 있는 15층 주상복합 빌딩이다. 나는 현재의 직장에 매우 만족하면서 보람된 날을 보내고 있지만 빌딩관리소장의 일이 항상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주차장 내에 주차된 차량을 파손시켜놓고 관리사무실에서 책임을 지라고 떼쓰는 사람도 있고, 공용구역인 통로에 물건을 버려둬서 치우라고 하면 ‘소장님은 왜 융통성이 없느냐!’라는 말도 들어야 했다. 이럴 때마다 관련법을 보여주면서 이를 준수하라고 하면 ‘법 지켜서 돈 버는 놈 봤느냐?’라면서 떼를 쓰는 입주민도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닥칠 때마다 힘이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빌딩관리를 하며 보람있는 일이 더 많았다. 얼마 전 생활하수가 상가와 지하주차장으로 역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즉각 조치하지 않으면 입점주들로부터 항의가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긴급히 시공업체를 불러 배수관을 뚫으려했지만 도무지 뚫리지가 않았다. 나는 구청 하수과에 긴급출동을 요청하고 건물 내에 모든 배수관을 점검했다. 배수관을 점검하니 지하에 묻힌 배관이 막혀서 생활하수가 역류되는 것으로 밝혀졌고 즉각 보수하여 해결할 수 있었다. 이 사건의 해결은 오랜 군 경험에서 나온 지휘통솔 능력이 바탕이 되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빌딩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우발상황에 대비하여 매뉴얼을 작성하고 결과를 이력카드에 기록하고 유지하는 것은 오로지 지휘통솔 경험이 있는 직업군인들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일 것이다. 특히 빌딩경영관리사는 정년과 관계없이 근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제2의 인생을 안정되고 보람되게 보내고 싶어 하는 제대군인들에게 권장하고 싶다. 지난 3년을 되돌아보면 내가 빌딩관리라는 직종을 선택한 것은 너무나도 잘 한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빌딩관리소장을 하며 나는 몇 가지 즐거운 경험도 할 수 있었다. 재작년 가을 빌딩관리협회로부터 우수 빌딩소장으로 추천되어 한국경제TV에 30여 분간 방영되었던 일, 작년 5월에 국가보훈처 전역군인 취업성공사례 수기공모에 ‘낮은 곳에서 더 큰 보람을’이란 제목으로 참여하여 우수작으로 당첨된 일, 작년 말에는 내가 받았던 것처럼 동기생을 빌딩관리소장직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도운 일들은 빌딩관리소장이라는 현재의 직업이 없었다면 할 수 없었던 경험이었다. 이 같은 경험은 앞으로 내 인생에 갚진 보석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앞으로 나는 내가 관리하는 빌딩의 100년 후를 내다보고 최고의 가치가 있는 빌딩으로 만들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더욱 실력을 갖춘 빌딩관리인이 될 수 있도록 나 자신을 계발하고 지금보다 더 발전한 모습을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예비역 육군 중령 고상필] - 출처 : 국방취업정보신문('14. 12.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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