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만 좇지 말고 내 꿈 위해 고민하자
- 확신 없는 취업 방랑2015. 09. 10 15:48 입력
- 업무 변화, 장·단점 파악 후 직업 선택
- ‘시간’ 견뎌야 원하는 창의성 발휘 가능
인터넷에서 떠돌던 ‘아무것도 하기 싫다. 더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하기 싫다’라는 카피가 광고에까지 등장한 것을 보면서 많은 사람이 이 문구에 공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생활뿐 아니라 취업준비 과정 등 계속되는 경쟁으로 인해 느껴지는 압박에서 잠시 벗어나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바람이 담겨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2010년도 전문대학 게임·애니메이션 학과를 졸업한 Y군은 반복 작업이 많은 전공 업무가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느낀 후 게임 프로그래밍 분야가 전망이 밝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게임 프로그래밍 분야로 취업 방향을 변경한 후 관련 교육을 수강했지만 교육과정이 어려워서 교육과 취업 모두 포기했다.
다시 전공과 관련된 게임캐릭터그래픽 분야로 취업 방향을 정하고 훈련에 임했으나 훈련 종료 후 취업을 위한 포트폴리오 작업과정이 너무 어려워 취업을 포기했다. 주변의 권유로 일반 경비교육을 이수하고 1년 정도 금융권 보안요원으로 근무했으나 일을 하면 할수록 허리도 아프고 단순업무라 재미도 없어서 퇴사했다. 이후 콜센터에서 아웃바운드 업무를 했으나 근무조건이 바뀌어서 퇴사했고, 놀이공원 아르바이트는 작업량이 너무 많아서 퇴사했다. 이후 외식사업과 관련된 훈련을 했으나 근무조건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관련분야 취업을 포기했다.
Y군이 훈련을 그만두자 어머니는 미용분야 진출을 권했고, 이미용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학원을 다녔지만 생각했던 교육내용과 달라서 네일아트로 훈련분야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 훈련과 취업 모두 Y군이 하기 싫은 일을 그만둘 핑계는 곧 나타났으며 그럴 때마다 퇴사하거나 진로를 변경했다.
Y군의 선택이 취업 가능성이 없는 분야를 찾고 있다는 생각에 네일아트 분야 취업 의사가 있는지 재차 확인하자 헬스트레이너나 보컬트레이너가 되고 싶다고 한다. Y군에게 취업이 강요되면서 그동안 취업 가능성에 무게를 둔 선택이 계속됐다. 하고 싶은 일이 빠진 선택에서 힘든 일을 참아야 할 이유도,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한 과정을 견딜 이유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업무 파악조차 제대로 안 된 선택이라면 Y군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그 업무를 한다 해도 결과는 이전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Y군은 자신의 특징을 알아보기 위해 심리검사를 했으며, 높은 예술형 흥미와 내향적인 성격, 대인관계를 선호하지 않는 주요 특성을 나타냈다. 예술형은 아이디어, 정서, 감정표현을 선호하는 반면 반복적인 업무나 규칙을 따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내향적인 성격은 사람들과 관계된 일보다는 사물이나 데이터 등과 관련된 업무를 선호하는 특징이 있다.
Y군에게 취업분야를 선택하기 전에 업무 내용은 무엇이고, 업무를 하면 자신에게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는지, 시간이 지나면 업무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예측하는 과정을 거친 후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내향적이었던 Y군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도 쉽지 않았고 새로운 업무가 어느 정도 파악되면 지루해졌다. 그 일의 어떤 부분이 자신과 맞지 않는지 원인을 파악하기도 전에 새로운 직업을 선택했고, 그 일을 성취하려는 의지는 남아 있지 않았다. Y군에게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지 파악해 보도록 주문했다. 일을 시작하자마자 하고 싶은 일이 눈앞에 놓이고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지 일정 수준까지 기본기를 닦는 데 걸리는 시간이 필요하며, 그 시간을 견딘 후에야 본인이 원하는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더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하기 싫은 이유’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하고 싶은 일이 아니어서는 아닐까? 취업이라는 꿈을 좇기보다는 내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분야로 취업할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 보자. [서울고용센터 황승현 직업상담사]
* 출처 : 국방일보('15. 9. 11.)